[Stylus] 2024 밀란 디자인위크 - Key Trend
2024 밀란 디자인위크 - Key Trend전세계 디자이너들이 주목하는 세계 최대 디자인 이벤트인 밀란 디자인 위크가 2024년 4월 15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었다. 로피에라(Rho Fiera) 전시장에선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 가구 박람회가 열렸고, 시내 곳곳에서는 푸오리살로네(Fuorisalone)가 진행되었다. 살로네 델 모빌레는 격년으로 키친 브랜드를 모은 유로쿠치나(EuroCucina)와 배스룸 브랜드를 모은 배스룸 전시회(International Bathroom Exhibition) 및 조명 전시회인 유로루체(EuroLuche)가 번갈아 개최되는데 올해는 유로쿠치나와 배스룸 전시회를 선보였고 내년에는 유로루체가 진행될 예정이다.장외 전시인 푸오리살로네는 이탈리아어로 ‘전시장 밖에’ 라는 뜻으로 무역 박람회 형식의 살로네 델 모빌레와 달리,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나 쇼룸, 창고 저택, 팔라쪼에서 이벤트나 전시를 통해 방문객을 끌어모은다. 밀라노의 몇 개 지역에서 진행되는데, 그 중 브레라 디자인 디스트릭트(Brera Design District)가 가장 큰 지역으로 16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했고 그 외, 이솔라(Isola), 토르토나(Tortona), 몬테나폴레오네(Montenapoleone), 포르타 베네치아(Porta Venezia), 친퀘 비에(5 Vie) 지역에서 축제의 장을 펼쳤다.Gentle experiences몇 년간 이어진 맥시멀리즘의 화려함과 표현력에 지친 디자이너들은 아름다움 그 자체의 가치와 본질을 탐구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불경기에 어려움을 겪는 유럽 브랜드들이 마케팅 예산을 축소함에 따라 장식적인 데코레이션이나 컬러 바리에이션을 줄이고 심플하고 단아하게 연출하려는 경향과도 맞물린다. 그 결과, 올 해 전시에서는 맥시멀리즘이 일부 지속되는 가운데, 그와 반대되는 경향으로 부드럽고 시적인 디자인을 제안하는 차분한 브랜드가 눈에 많이 띄었다. 지난 시즌 컬러풀한 작품을 선보인 영국의 원더글래스(Wonder Glass)는 올 해, 일본의 넨도(Nendo)와 협업하며 접힌 브론즈 유리 안에 전구를 넣어 땅거미가 지는 태양 빛을 부드럽게 표현하였다. 이는 비슷한 모양의 조명을 대각선으로 줄지어 배열하고 전구 위치에 따른 그라데이션 효과를 통해 태양이 내려오며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고요한 빛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원더글래스는 이탈리아의 포르마판타즈마 (Formafantasma)와도 협업하며 빛과 어둠, 재질감 있는 것과 매끄러운 것, 불투명한 것과 투명한 것 그리고 유리의 용융상태와 고체상태의 대비를 미묘하게 연출하였다.Wonder Glass x NendoWonder Glass x Formafantasma또, 디자인 스페이스 알룰라(Design Space AIUIa)는 브레라 지역의 도서관에 사우디 아라비아의 디자인과 문화를 보여주는 라운지를 마련했는데, 네덜란드의 대표 디자이너 사빈 마르셀리스(Sabine Marcelis)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로컬 무드를 보여주는 공간을 연출하며 관심을 끌었다. 라운지 중심에는 태양이 떠 있는 것 같은 커다란 원형 조명이 은은하게 변화하며 빛의 흐름을 표현하고, 그 아래는 신발을 벗고 편하게 눕거나 앉는 넓은 바닥과도 같은 소파를 마련하여 방문객들에게 조용한 휴식과 대화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했다.Design Space AIUIa한편, 최주연 윤현상재 대표가 전시총괄을 맡은 한국 공예 디자인 문화진흥원은 ‘사유의 두께(Thoughts on Thickness)’를 주제로 도자, 나무, 섬유, 유리 분야에서 활동하는 공예가와 디자이너, 현대미술작가 등 630여 점의 작품을 로산나 오를란디 갤러리(Rossana Orlandi Gallery)에서 선보였다. 한국공예가 담고 있는 절제되면서도 깊이있는 사유와 상징성을 띈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표현했으며 특히, 장르를 뛰어넘는 재료에 대한 고찰을 통해 자연을 대하는 태도, 재료의 독창적인 개념, 존재에 대한 고찰, 전통적 방법의 재해석 등 네 개의 키워드 중심으로 한국 현대 공예를 관통하는 재료와 기법의 매력을 담았다. 또한 갤러리 입구의 작은 뜰에는 안과 밖을 연결하는 구조물을 마련하고 차를 함께 나누며 휴식하는 공간으로서, 이탈리아의 작은 정원에서 서로 소통하는 한국의 마당을 구현했다.KCDFMultisensory experiences밀란 디자인위크 기간에는 흥미로운 설치작품을 포함한 전시와 이벤트가 선보이는데 올 해는 특히 컬러, 빛, 사운드를 미묘하게 조절하여 관람객의 감각을 자극하는 몰입감있는 환경이 제안되었다. 즉,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다양한 감각의 강도를 증폭시키면서 인간과 기술 그리고 주변 환경이 어우러지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인터랙티브 경험을 선사한 브랜드들이 시선을 끌었다.그 중 가장 눈에 띈 작품은 미국의 구글 디자인 스튜디오가 선보인 ‘컬러에 대한 감각(Making Sense of Color)’이다. 창고와 같이 넓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LA의 실험적인 아티스트 그룹 크로마소닉(Chromasonic)과 협업한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반투명 패널로 둘러싸인 21개의 반투명 스크린은 공간내 재생되는 사운드 주파수에 따라 컬러가 바뀐다. 관람객들은 고요한 미로와 같은 스크린 주변을 걷거나 또는 앉아서, 사운드에 의해 변화하는 컬러 무드의 리듬과 진동을 느끼며 귀와 눈 등 온 몸을 통해 색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다. 구글 담당자에 따르면 “사운드를 눈으로 느끼고, 컬러를 귀로 느낄 수 있게”하고자 기획했다며 “관객들이 AR 글래스 등 기기에 의존하기보다 자연스러운 감각의 인식을 강화하여 더 많은 존재감을 몸으로 느끼고 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Google또, 체코의 유리가공 분야 선두 브랜드인 라스빗(Lasvit)은 포르타(Porta)라는 거대한 유리 설치물을 오래된 팔라쪼 중정에 설치했다. 대형 유리 패널을 세우고 미로처럼 연출해, 방문객들은 유리의 흐름과 우아함을 느끼며 자유롭게 걸을 수 있으며, 안개가 뒤덮힌 것 같은 경관은 고요하고 신비로운 무드를 자아냈다. 라스빗은 이 작품을 통해 건축용 수제유리와 텍스처 패턴이 있는 퓨즈드 유리(fused glass)의 다양한 응용에 있어 전문성을 드러내고자 했으며, 이 거대한 유리를 유럽에서 가장 큰 가마에서 제작한다는 브랜드의 역량과 기술력을 보여주고자 했다.Lasvit이탈리아 주방 시스템 브랜드 엘리카(Elica)는 일본의 디자인 스튜디오 위 플러스(We+)와 협업하여 스트라오디네어(StraordinAir)라는 몰입형 설치 작품을 통해, 가벼운 구름에서 영감을 받아 공기와 따스함을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컬러 흐름을 통해 감각적인 경험을 제안하였다. 작품은 가늘고 긴 반투명의 얇은 관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컬러는 블루에서 그레이, 옐로우, 레드로 미묘하게 변한다. 관람객들은 짧은 미로와 같은 통로 사이로 조심스레 걸어가며 시각적, 촉각적으로 변화하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이, 플렉서블한 공간과 컬러, 그리고 머티리얼의 가벼움과 역동성은 관람객들이 예술 작품과의 친밀한 대화를 더 나눌 수 있게 세심하게 설계되었다.Elica x We+Modern Retro올 해 밀란 디자인위크에서는 레트로 디자인 무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브랜드 경험공간에 노스탈지아 감성을 강하게 부여하거나 역사적인 작품에 대한 오마주 등 설득력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복고풍을 모던하게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예로 구찌(Gucci)가 선보인 디자인 앙코라(Design Ancora)는 깊은 레드톤의 가구와 소품을 쨍한 연두색 공간에 배치하며 클래식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했다. 밀라노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P:S의 설립자인 미켈라 펠리자리(Michela Pelizzari)와 함께 큐레이션 작업한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의 황금 시대를 대표하는 5개의 오브제를 선보였다. 이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Sabato De Sarno)가 2023년 9월 그의 데뷔 쇼에서 선보인 딥 레드 컬러인 로쏘 앙코라(Rosso Ancora)로 이루어진 에디션으로, 이탈리아의 창의성과 장인정신, 혁신성을 기리며 현대적인 렌즈로 과거의 럭셔리 아이콘을 해석한 전시였다.Gucci한편, 밀라노의 대표 편집샵인 디에치 꼬르소꼬모(10 Corso Como)는 매거진 캡슐(Capsule)에서 주최하는 전시인 캡슐 프라자를 진행하며 덴마크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의 라운지를 복고풍 오렌지 컬러로 마련했다. 1960년대 우주 시대를 보여주는 퓨처리즘과 클래식 장식 및 가구를 재해석한 이 라운지는 팬톤의 유명한 디자인을 재현하면서 비트라(Vitra), 베르판(Verpan) 앤 트래디션(&Tradition) 등 그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을 편집,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 유쾌하고 밝은 오렌지 컬러로 뒤덮힌 라운지에서 방문객들은 편하게 기대거나 위 아래 재밌는 포즈를 취하며 레트로 감성을 만끽할 수 있었다.Panton Lounge또한, 독일의 프리미엄 트래블 브랜드 리모와(RIMOWA)는 이탈리아의 핸드메이드 커피 머신 브랜드 라마르조코(La Mazrocco)와 협업하여 알루미늄 캐리어가 연상되는 실버 컬러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보이며 카페를 팝업으로 운영했다. 리모와의 시그니처인 알루미늄 디테일과 장인 정신이 담긴 비스포크 부품을 사용해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40시간에 걸쳐 완성된 한정판 머신은 두 전설적인 브랜드의 역사와 장인정신에 혁신성과 디자인의 가치를 더해 아이코닉 제품을 모던하게 선보인 것이다. 카페는 붉게 그을린 정사각형 타일, 마호가니 피니싱 표면, 스틸 카운터로 꾸민 전형적인 에스프레소 카페 공간으로 연출했다.RIMOWA x La Mazrocco자료 제공 및 이미지 출처: 스타일러스코리아, Kate Ahn, Antinori, courtesy of 5Vie and Elica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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