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웰빙을 위한 머티리얼
2025-12-15 106
일상 생활 속 패키징에서 나오는 독성 화학물질과 미세플라스틱이 미치는 위험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환경과 인체에 안전한 포장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식품용 포장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과불화화합물(PFAS)의 위험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EU와 미국이 강력한 규제에 나선 가운데, 패키징 업계는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PFAS는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인체에 축적되는 인공 화학물질로서, 하버드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PFAS 노출이 암 발생률 증가, 간 손상, 면역계 약화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가 2022년 인간 혈액에서 최초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한 이후, 폐·심장·뇌 등 주요 장기에서 잇달아 검출되고 있는데 특히 열에 노출된 플라스틱 포장재에서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음식으로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2025년 미국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는 체내 미세 플라스틱의 존재와 개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79%는 미세 플라스틱을 인간과 환경 건강의 위기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응답자의 49%만이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51% 응답자는 미세 플라스틱이 실제로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제공과 의식 개선이 필요한 요즈음, EU는 2024년부터 일회용 식품 포장재에서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에 들어갔고 2028년까지 모든 식품 포장재에서 PFAS를 완전히 퇴출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주에서 유사한 금지 법안을 도입하는 중으며 캘리포니아는 2028년까지 식품 포장재 PFAS 완전 금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컨텐츠에서는 사용자의 건강과 웰빙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신소재 개발 스타트업과 주요 글로벌 기업 사례를 Qwarzo, Good Nature, Nestle, BASF, Patagonia 순서로 살펴본다
미국인 90%가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서베이
Qwarzo
이탈리아 소재 스타트업 콰르죠(Qwarzo)의 핵심은 실리카 기반 무플라스틱 코팅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컵이나 식품 포장에 얇은 폴리머 라이너를 덧씌워야 했지만, EU의 PFAS 규제와 포장 폐기물 규정(PPWR)을 앞두고 많은 브랜드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이 코팅 기술은 종이나 보드지, 심지어 텍스타일이나 금속 등 다양한 소재에 코팅했을 때 물이 스며들지 않고, 기름에도 강하며, 산소와 수증기, 열까지 차단하는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이 코팅은 재활용성과 퇴비화 가능성을 유지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즉, 펄프 섬유에 친화적인 미네랄 코팅을 형성해 내수·내유·내산소·내열 성능을 확보하고 촉감·시인성 등 ‘페이퍼 본연의 감성’을 유지하며 최근, 글로벌 커피 브랜드와 잇따라 제휴하고 있다. 올 해, 스타벅스EMEA은 콰르죠와 협업한 컵을 보였는데, 가정용 퇴비화 가능하고 재활용 분류도 가능한 제품으로 유럽 매장에서 순차적으로 도입 중이다. 또한 라바짜 스페인(Lavazza Spain)의 자판기용 종이컵에도 적용되며 전 유럽 시장으로 확대 예정이다. 또한, 브랜딩 에이전시 브레인드(Braind)와 신뢰감을 주는 원료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Qwarzo®”라는 이름 자체를 인증 마크처럼 보이게 노력하고 있다.
실리카 기반 무플라스틱 코팅 기술을 선보인 Qwarzo
Good Nature
태국의 굿네이처(Good Nature)는 오렌지 과수원 바닥에 떨어진 잎을 모아 100% 생분해 가능한 패키징으로 재탄생시킨 브랜드로서 ‘From Earth, to Earth(자연에서 태어나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라는 철학 아래, 땅에서 나온 부산물을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는 순환경제를 구현하고 있다. 즉, 가을철 떨어진 오렌지 잎에 천연 쌀풀(rice glue)을 섞어 플라스틱이나 화학 코팅도 없이 그대로 압착, 성형함으로써 버려지는 낙엽이 과일 트레이나 작은 홀더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패키지 형태는 자연 생태계 속 개미집에서 영감을 얻은 모양이며, 플라스틱이나 폼 없이도 통기성과 보호력을 갖춘 숨 쉬는 패키지로 과일을 신선하게 지켜낸다. 더 흥미로운 점은 시간이 만든 컬러 변화인데, 이 낙엽 포장재는 시간이 지나며 잎의 색이 서서히 바래지며 포장된 과일이 가장 맛있게 익은 순간을 알려주는 알림이 역할을 한다. 굿네이처의 디자인은 낙엽 고유의 결, 무늬,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하나의 자연 오브제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포장된 과일이나 채소는 마치 자연 속에서 막 수확한 듯한 신선함을 전한다. 이와 같이, 버려지는 농업 부산물이 아름다운 자원으로 탈바꿈하며 농가에게는 추가 수입원이 되고, 소비자에게는 심미적 만족감을 제공한다.
버려지는 오렌지 잎으로 과일 패키지를 만드는 Good Nature
Nestle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Nestle)는 PET, PE, PP 등 기존 플라스틱 소재가 환경 노출과 마찰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식물 기반 바이오플라스틱과 몰드 파이버(molded fiber) 기술을 도입하며 해조류 추출물 및 버섯 균사체를 이용한 완전 생분해 포장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는 커피 캡슐과 컵 제품에 PLA(폴리락트산) 기반 포장재를 선보였는데 PLA는 옥수수·사탕수수 등 식물 원료에서 유래한 바이오플라스틱으로,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보다 화학 첨가제 사용량이 적고 내분비계 교란물질(EEDs) 노출 위험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1년부터 유아 및 어린이용 제품에 사탕수수와 그 부산물로 만든 뚜껑과 스쿱을 개발해왔는데, 이는 식물성 포장재로 인증되었으며,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와 동일한 특성과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위생과 신선도를 유지하고 금속 캔 용기를 보완한다. 네슬레는 패키징 소재 개발뿐 아니라, 패키징 전 과정의 안전성 평가 프로토콜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포장재 생산 단계에서의 화학물질 잔류 여부와 물리적 내구성 및 재활용성은 물론,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부분에서의 용출 시험(migration test)까지 포함된다.
버섯 균사체를 포함한 재활용 용기를 선보인 Nestle
BASF
독일의 화학기업 바스프(BASF)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을 보유하며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BASF의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의 핵심은 이코비오(ecovio)인데, 이는 생분해성 폴리머 이코플렉스(ecoflex)와 재생 가능한 설탕 기반 원료에서 추출한 폴리락틱애시드(PLA)를 결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완전 생분해 가능하면서도 기존 플라스틱의 성능은 유지함으로써 환경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농업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토마토와 오이 같은 작물 재배에 필수적인 멀칭필름을 기존 플라스틱 필름대신 생분해성 바이오폴리머 소재로 대체함으로써, 플라스틱 필름 사용 후 수거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환경오염 방지 역할을 한다. 또한, 퇴비와 생분해성 멀칭 필름을 결합했을 때 각각을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수확량이 증가하는 등 큰 시너지 효과를 제공한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현재 이코비오(ecovio)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와 포장랩, 농업용 멀칭 필름, 커피캡슐, 종이 코팅, 발포 소재 포장, 열성형 포장 등 다양한 용도에 활용되고 있다. 한편, BASF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최된 플라스틱 & 고무 전시회인 K2025에서 플라스틱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OurPlasticsJourney' 캠페인을 선보이며 생분해 플라스틱 분야의 최신 기술과 상용화 계획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ecovio를 선보이는 BASF
Patagonia
바다로 흘러가는 미세플라스틱의 약 35%가 의류 세탁시 마모되는 미세섬유가 원인임을 인지한 친환경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이에 대한 ‘브랜드의 책임’을 선언하고 탄소 저감에 이어 ‘미세플라스틱 감축’을 브랜드 미션으로 설정해 왔다. 2022년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선보인 세탁기 개발 프로젝트는, 피타고니아의 섬유 연구 데이터를 적용해 세탁 시 물의 흐름과 회전 패턴을 조정해 섬유의 마모를 최소화하고, 드럼 내부 필터 시스템을 통해 탈락된 섬유를 최대 54% 포집함으로써 미세 플라스틱을 저감하는 기술이다. 2024년에는, 섬유 표면 마찰 계수를 줄이는 니트 구조와 봉제 방식을 도입했는데, 특히 플리스와 같은 합성섬유 제품에 섬유 탈락이 적은 얀을 채택해 100회 세탁 후에도 섬유 탈락률을 기존 대비 40% 이상 줄였다는 실험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구피프렌드 (GUPPYFRIEND)와 협업하여 미세 섬유를 포집하는 세탁망 판매 캠페인을 확대했다. 이 세탁망은 세탁 중 섬유 마찰을 줄여 옷을 보호하고, 세탁시 발생하는 미세섬유의 80~90%를 포집할 수 있어서 미세 플라스틱 섬유가 물을 오염시키기 전에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모든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완전 제거한다고 선언하며 의류 포장용 비닐봉투를 재활용 종이 봉투로, 라벨은 식물성 점착제를 사용한 종이 라벨로 전면 교체했고 온라인 배송용 완충재에 재활용 골판지와 옥수수 전분 기반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GUPPYFRIEND의 미세 섬유 포집 세탁망을 소개하는 Patagonia
자료제공 및 이미지 출처: 스타일러스코리아, Qwarzo, Good Nature, Nestle, BASF Korea, Patagonia, GUPPY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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