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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ESG 친환경대전》에서 만난 CMF 트렌드

2025-10-31 1888

 

 Ⓒ한국디자인진흥원

 

낯선 개념이었던 ESG가 모두가 아는 단어가 되면서 기업들은 생산 전 과정에서의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들도 ‘업사이클링’, ‘제로웨이스트’ 등 친환경 키워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ESG 가치에 공감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제품은 이제 ‘예쁘고 편리한 것’을 넘어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로 평가받는다. ‘미닝아웃’ 소비 트렌드는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며 환경적·윤리적 책임이 브랜드 신뢰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닝아웃(Meaning Out): 미닝아웃은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커밍아웃(ComingOut)’과 ‘신념(Meaning)’이 합쳐진 말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표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격대가 높은 ESG 실천 기업 제품/서비스 구매 의향에 대한 그래프 Ⓒ대한상공회의소

 

 이 변화 속에서 CMF(Color·Material·Finish) 디자인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영역으로 부상했다. 색과 질감, 재질은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친환경 의지’를 전달하는 언어로 기능하며 브랜드의 가치와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 흐름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 현장이 바로 ‘2025 ESG 친환경대전’이다. 행사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자원순환과 친환경 기술, 녹색소비 실천을 연결하는 종합 전시회”라는 정체성을 내걸고 친환경 소재와 공정, 패키징의 최신 경향을 제시했다.

 

 

Part 1. 현장 CMF 트렌드

현장에서 관찰한 CMF 트렌드를 CMF HOW'S 아카이브와 연계하여 전달합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금년도 친환경대전 현장에서는 소재의 출처를 투명하게 드러내려는 시도와 친환경성의 시각화가 두드러졌다.

리사이클·바이오 기반 소재 특유의 은은한 무광, 미세 요철감과 온화한 뉴트럴 팔레트의 컬러감 등은 모두 ‘지속가능성의 미학화’라는 CMF 코드로 이어지고 있었다.

 

 

1-1. 분류별 혁신 사례

1) 바이오 플라스틱 

Ⓒ한국디자인진흥원

월포스(Wolpos​)는 100% 폐기되는 멜라민 식기를 재활용하여 제품을 제작하는 브랜드로, 자체개발 마블 패턴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멜라민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미세한 질감 입자로 세라믹 표면의 거칠기를 재현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단단하고 매끈한 느낌’이 도자기의 그립과 비슷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을 준다. 또한 잘 깨지지 않는 내구성과 가벼운 무게감이 실용성을 더해 감성적 지속가능성을 제안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그리코(Grico​)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식물 처리기에서 함께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한 브랜드다. 그리코의 펠릿은 별도의 안료 없이도 양상추 등 재료 본연의 색을 드러내 짙은 자연의 색을 띤다. 이러한 무염색 본연색은 인공 플라스틱의 인위적인 색감 대신 자연스러운 얼룩과 톤 변화로 시각적으로 차분하고 유기적인 컬러 팔레트를 형성한다.


2) 재활용 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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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케이(Harlie K​)는 폐어망, 데님 등 버려지는 섬유를 재해석한 업사이클 비건 패션 브랜드다. 폐어망의 거친 결을 정제하여 매끄럽게 마감했으며 데님의 중성적인 블루톤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준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쿨베어스(Coolbears)는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가사리를 수집·소재화해 섬유의 내구성과 기능성을 강화한 브랜드다. 흡한속건 기능성 원단으로 쾌적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미세한 원단 입자가 빛 반사율을 낮춰 은은한 매트 질감을 완성해 친환경이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을 동시에 전한다.

 

3) 목재/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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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바이오(Edenbio​)는 편백나무, 소나무, 일라이트(천연 점토), 허브를 활용하는 천연 벽지 브랜드다. 합성 가소제를 제거해 인체에 무해하며, 향균·탈취·습도 조절 기능을 지닌다. 천연 입자를 체로 걸러내는 방식으로 질감의 크기를 조절하며 점토 광물질과 허브 입자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요철감 덕분에 빛 반사에 따라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이 드러난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씨드페이퍼(Ceedpaper​)는 종이 디스플레이 전문 브랜드로 골판지보드와 허니콤보드를 이용해 가볍지만 견고한 구조를 자랑한다. 골판 구조의 단면은 규칙적인 리듬감을 형성하며 음영 대비를 통해 구조미를 강조한다. 허니콤보드는 벌집 형태의 공기층 덕분에 가볍고 따뜻한 질감을 만들어내며 반복된 조형감을 준다. 전시와 행사 공간에서 시공이 간편하고 조형적 효과가 높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4) 유리/세라믹

Ⓒ한국디자인진흥원

 

코발티브(Cobaltive​)는 버려지는 패각(굴, 전복 등)과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활용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으로, 대표 소재 Shellcrete는 패각을 잔골재로 순환시켜 만든 콘크리트다. 표면에는 굴과 전복 껍질의 입자가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테라조 패턴을 형성한다. 미세한 패각 입자가 빛을 반사해 은은한 펄감을 내고 해양 부산물 고유의 백색감을 바탕으로 은은한 파스텔톤으로 구현되어 공간에 맑고 세련된 분위기를 더한다.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해양 부산물을 감성적 소재 경험으로 제공하는 사례이다.

 

 

2-2. 전시 사례와 CMF HOW'S DB 함께보기

1) 폐방화복의 재해석

폐방화복을 재해석한 두 브랜드의 접근은 전시에서 확인된 ‘기능성 소재의 새로운 표현’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확장한다. 디딩백은 소재가 지닌 기능성과 구조로 산업적 기능미를 표현했고 오운유는 감성적 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친환경대전에서 만난 오운유(OWNU)는 폐기 예정이던 구형 방화복을 활용한 미니 크로스백과 토트백으로 선보였다. 아라미드 소재 본연의 방수성과 스크래치 강성을 유지하면서도 리버시블 구조와 절제된 컬러 조합은 기능적 소재를 감성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전환한 좋은 예시이다.

 


노이다의 디딩백(Diding Bag)은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하여 만든 식음료 배달용 가방이다. 외피 옐로 원단, 아라미드 퀼팅 내피, 리플렉터 소재를 그대로 살려 소재의 구조적 대비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두 브랜드 모두 기능 중심의 원단을 일상 속 물건으로 확장하며, 소재의 실용성과 감성의 균형을 새롭게 제시한다. 

 


2) 재활용 섬유와 유연소재를 활용한 신발 제품

‘엘씨벤처스’와 ‘꼬무신’은 각각 재활용 섬유와 유연소재를 감성적 착화 경험으로 전환한 사례를 보여준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엘씨벤처스(LC Ventures​)는 버려진 데님을 다시 실로 만드는 '원사화' 공정을 거쳐 신소재로서 새롭게 환원시켰다. 해당 소재로 제작된 데님슈즈는 균질한 섬유의 질감과 컬러 톤, 원단 특유의 부드럽고 친숙한 질감을 지닌다. 이는 ‘재활용 소재’의 낯설음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소재가 가진 감성을 패션적으로 풀어낸다.

 


 

꼬무신포켓슈즈는 유연성과 탄력성으로 신발의 저항감을 최소화해 발의 움직임을 사용자에게 부드러운 착화 경험을 제공하는 신발이다. 엘라스토머 TPR 소재를 사용하여 반복적인 변형에도 형태를 유지한다. 또한 매끄럽고 부드러운 표면 텍스처 덕분에 착화 시 이질감이 적다. 재생 가능한 구조로 제작되어 환경적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한 이 사례는 기능과 윤리적 가치가 공존하는 소재 활용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두 사례는 모두 친환경 소재의 적용이 기능적 목적을 넘어 감성적 사용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소비자에게 익숙한 소재가 신발로 확장되며 ‘친환경’이 더 이상 특별한 콘셉트가 아닌 일상적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기능 중심 제품에서도 착화감, 질감, 색채 스토리를 함께 고려하는 감성형 CMF 설계가 점차 강화되는 흐름이다.

 

 

Part 2. 산업별 적용 인사이트

[산업군 1] 생활/건강 > 문구/악기

프로젝트 1907 - 페트칩이 만든 새로운 표면

 

Ⓒ한국디자인진흥원

 

프로젝트 1907(project 1907​)은 플라스틱 대체 원단을 활용해 원자재부터 제품까지 전 과정에 지속가능성을 시각적으로 녹여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특히 특히 자체 개발한 100% 페트병 리사이클 원단 ‘플라텍스(Platex)’는 여러 제품에 활용되어지고 있다. 이 원단의 색채는 대부분 뉴트럴 톤을 기반으로 하지만 파스텔 퍼플·그린·네이비 등 다양한 컬러 구현이 가능하다.

또한 생분해성 폴리에스터 현수막 역시 플라텍스와 동일한 철학을 공유한다. 약 2~3년이면 완전히 분해되는 이 원단은 기능적 친환경을 넘어 시간에 따라 사라지는 소재의 특성을 디자인 스토리로 전환한 사례다.

 

 

[산업군 2] 패션잡화 > 신발

아나키아 – 폐타이어를 지속 가능한 단단함’으로

 

Ⓒ한국디자인진흥원

 

 

아나키아(Anarchia)는 폐타이어·폐가죽 등 산업 부산물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단단함’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산업 안전화 브랜드다.

폐타이어 고유의 짙은 블랙과 다층 그레이 톤은 인위적인 염색 없이도 깊은 농도감을 띤다. 이는 견고함·신뢰감이라는 심리적 인상을 강화하면서 기능적 내구성과 감성적 무게감이 동시에 느껴지게 한다.

토캡에는 고강도 폴리카보네이트를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유광의 투명 표면이 폐타이어의 매트 질감과 대비를 이루어 시각적 긴장감을 형성한다. 내부 완충층에는 재활용 소재를, 외피에는 폐가죽을 사용해 기능적 지속가능성과 촉각적 따뜻함을 병치시켰다.

 

 

[산업군 3] 가구/인테리어

다숲 - 폐섬유가 만든 따뜻한 표면, 감성적 공간 전략

 

Ⓒ한국디자인진흥원

 

다숲(Dasoop)은 의류 수거함과 아름다운가게 등에서 수거한 폐섬유 자투리를 활용해 굿즈·벤치·의탁자·데크 등 자원순환형 가구를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단순한 친환경 재료 활용을 넘어, 소재의 질감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해 공간에 따뜻한 시각 언어를 부여한다.

폐섬유를 압착해 만든 패널은 섬유결이 불규칙하게 드러나면서, 자연스러운 결무늬와 부드러운 시각적 질감을 만든다.

가열·냉각 압축 과정에서 표면이 경화되어 내열성과 내수성이 강화되고 그 표면은 목재보다 매끈하면서도 미세한 섬유결이 남아 있어 한지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따뜻함을 준다.

목재 대비 약 50배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7.5배 이상 높아 기능적 효율성과 감성적 질감이 공존한다. 이러한 시각적·촉각적 균형 덕분에 다숲의 제품은 공공디자인에서 ‘보이는 친환경성’과 ‘감성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구현한다.

 

CMF의 역할과 미래  

친환경 소재의 질감, 순환 공정이 남기는 색, 여러번의 업사이클링으로 만들어지는 표면의 감성은 모두 브랜드가 책임과 신념을 말하는 방식이다. 소재의 재해석과 감각의 변주는 이제 기업의 생존 전략이자 브랜드가 사회와 소통하는 방식이 되고 있다. CMF는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며 ‘느끼게 하는 언어’라는 것을 전시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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