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us] 2023 IFA Review
2023-11-06 611
2023 IFA Review
매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IFA는 유럽 최대 규모의 가전 박람회로 올해는 9월 1일~5일까지 18만여 명이 방문하며, 팬데믹 이전보다는 작은 규모였지만 2022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유럽 시장으로 대거 방향을 튼 중국 기업의 수가 두드러졌는데 전체 2,097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1,296개가 중국에서 참여하였다.
이제 필수가 된 지속가능성
전시 주제 면에서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이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대란은 에너지 효율 고도화를 촉진하며 유럽인들의 일상에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탄소 저감과 같은 이슈를 넘어 당장 현실에 닥친 문제와 미래 삶의 양식까지 생각한다면, 모든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중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올해 IFA는 The Sustainability Village 섹션을 만들어 지속가능성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처음으로 이 전시회에 참여하며 전기차가 지닌 친환경 주제를 부각하고자 했다. 또, 독일 가전 브랜드 AEG의 무선 청소기 7000시리즈는 본체의 70%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적용했으며, 자동 모드를 선택할 경우 최대 47%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작동 시간을 연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AEG
독일 스마트홈 브랜드 Eve Systems는 업데이트된 Eve MotionBlinds를 선보이며, Adaptive Shading 기술을 통해 태양의 위치를 자동으로 추적해 여름에는 햇빛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단열 기능을 높일 수 있도록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을 공개했다.
한편, 독일 가전 브랜드 Miele 는 작년에 사용했던 전시 부스를 대부분 그대로 재활용하여 올해 부스를 꾸미면서, 앞으로 몇 년간 재조립과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모듈화했고, 가구도 구매 대신 대여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부상하는 로보틱스 마켓
올해 전시에서 로봇의 부상 또한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만 해도 로봇이란 단어 사용을 주최 측이 제재하여 관련 기업들은 ‘혁신 기술, 스마트 기술’ 등으로 포장하여 홍보했었으나 올해는 상황이 반전되어, 주최 측이 먼저 House of Robots 섹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과 연결된 각종 로봇이 관람객을 맞았으며 로봇 청소기의 경우 목적을 세분화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사례가 많아졌다.
프랑스 로봇 기업 Enchanted Tools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MiroKai는 하단에 축구공만 한 원형 롤러가 있어 두 발 대신 공을 움직이며 부드럽게 이동한다. 두 손으로 쟁반을 들고 나르거나 카트를 끌 수 있을 정도로 병원과 호텔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역할에 최적화되었고, 2025년부터 프랑스 내 병원에 배치해 시간에 맞춰 약을 전달하는 업무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인간과 친밀한 느낌을 주기 위해 기계적인 로봇 얼굴이 아닌 먼 은하계에서 온 만화 캐릭터의 얼굴로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미국 무선 로봇청소기 기업 Aiper가 공개한 Surfer S1은 통합 태양광 패널을 전력 공급 장치로 활용한 수영장 청소 로봇으로 수면의 나뭇잎, 곤충, 머리카락, 꽃잎 등 부유하는 잔해물을 포착해 최대 10시간 청소하며 수영장 벽을 감지하는 두 개의 초음파 센서로 충돌을 미연에 방지한다.
또한,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 ECOVACS ROBOTICS의 창문 로봇 청소기 WINBOT W2는 미끄러운 수직 창문에 달라붙는 흡입력을 지니며, 전원 코드와 안전 코드를 하나로 결합해 안정성을 높였고,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다기능 스테이션을 갖추고 있다. 또, 넓게 분사할 수 있는 광각 스프레이와 3개의 노즐을 이용해 물을 더 균일하고 넓은 범위에 분사할 수 있으며, 구동 벨트를 업데이트하여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까지 커버하며 청소 효율이 30%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감각적인 삶을 위한 기술
사용자의 감각을 다채롭게 자극하는 가전은 기능적인 면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기술의 진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패션 및 인테리어의 역할을 지니며, 정교하고 섬세하게 디자인된 디지털 헬스 디바이스는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과 디자인의 만남으로 주목할 만하다. 그 예로, 독일 스타트업 XTRPY가 선보이는 Lifestein은 일종의 ‘스마트 보석’이다. 기술을 집약한 센서에 주얼리를 결합한 제품으로 낙상이 일어나는 순간을 감지해 비상 연락망 리스트에 등록된 사람에게 GPS 정보와 함께 상황을 알린다. 낙상이 아니더라도 긴박한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수동 경고 버튼을 누르면 된다. 모듈식으로 설계하여 목걸이, 브로치, 팔찌로 교체해 원하는 스타일로 바꿔 착용할 수 있다.
독일의 신생 보청기 브랜드 OverTone은 스타일리시한 보청기로서, 의료기기 느낌을 지우고 패션 액세서리처럼 착용할 수 있도록 매끈한 이어폰처럼 디자인했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파수에 대한 개인 민감도를 측정해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귀에 자연스레 얹는 얹어 착용함으로써 물리적, 심리적으로 주변과 격리되는 느낌을 줄일 수 있다.
또, 중국 테크기업 Aqara의 스마트 조명 T1M은 1,600만 가지 다양한 색을 지원하며, 한밤중에 냉장고 안을 뒤지는 동안 야간 조명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홈 조명 기능을 갖췄다. 동시에 다른 스마트 홈 제품에 연결하면 상태 표시기 역할을 하고, 가스 누출이나 문 열림 등 문제를 감지한 스마트 기기가 T1M과 소통하며 특정 색상을 표시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Aqara
튀르키예 가전 브랜드 Vestel이 선보인 Take a Rest TV 프로토타입은 32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재택근무용 제품이다. 지지대 높이를 조절해 책상에 맞게 설정한 후 업무용 모니터로 활용하면서 내장된 스피커와 카메라를 활용해 화상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뒤에 배치한 슬라이딩 마그네틱 보드를 밑으로 내려 각종 메모와 종이류를 정리 정돈 할 수 있고, 업무 마감 후 위로 밀어 넣으면 원 상태로 돌아온다. 디스플레이 앞에 달아 놓은 패브릭 스크린을 밑으로 쭉 내려 TV의 존재감을 지우며 마치 패브릭 오브젝트처럼 인테리어의 일부로 편입시킬 수 있어 미학적인 아름다움까지 지닌다.
Vestel